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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이 시작되는 7월에 가장 핫 한 영화는 의외로 한국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이다. 성적소수자 인권운동에 관한 영화를 주로 제작했던 제작집단 '연분홍 치마'의 두 여성 감독 김일란, 홍지유 감독의 이 영화는 바로 한국현대사의 또 하나의 슬픈 사건인 ‘용산 참사’를 다룬 극장용 다큐멘터리이다.

2009년 1월 20일, 용산의 남일당 건물에서 생존권을 호소하며 망루에 올랐던 철거민에 대한 경찰특공대의 강제진압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 특공대원 1명이 사망한 이 비극적인 사건은 철거민의 불법폭력시위가 참사의 원인이라는 검찰의 발표와 공권력의 과잉진압이 참혹한 사건을 만들었다는 비판의 소리가 대립되며 법정으로까지 진실공방이 이어졌다.

농성시작 25시간 후라는 너무나 짧은 시간 만에 이루어진 강제 진압 작전, 신임 경찰청장 취임 몇 일 만에 지시된 과잉충성의 강제 진압 명령, 협상이나 일말의 대화의 시도도 없이 강행된 폭력진압의 과정 등 가시적으로 명백하게 드러난 사건의 어이 없음은, 유가족 동의 없이 시신을 부검하고, 수사기록의 4분의1에 해당하는 3,000여 페이지가 유실되고, 가장 중요한 부분에 대한 비디오 채증 영상이 삭제되는 등 황당한 검·경찰의 재판 진행의 코미디로 이어진다.

경찰특공대의 진술서를 영화제작 관계자들의 재연 녹음으로 풀어간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릴 뿐, 영화는 스토리 전개와 편집에 있어서 비교적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한다.특히 자칫 지나친 감정적 억울함의 호소로 오해될 수 있는 철거민의 시선이 아닌, 경찰특공대의 시선에서 영화를 이끌고 간 점과, 법정 재판 과정과 사건 당일의 강제진압 과정의 아주 적절한 속도감과 긴장감을 유지한 교차 편집은 이 영화의 백미이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다.

용산 참사 비극의 원인은 생존을 위해 투쟁했던 철거민도, 생존을 위해 진압했던 경찰특공대도 아니다. 이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했던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원인은 좀 더 위에, 아니 아주 많이 위에 있다.바로 그런 명령을 내린 자이며, 그 명령을 내리게끔 그 사람을 쓴 자이다. 이래서 선거는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올 해가 바로 그런 해이다.

감독은 말한다. “영화는 세상을 못 바꾼다, 사람이 바꾸는 거다”맞는 말이다. 여기에 조금 보태어, 필자의 생각은 이렇다. 좋은 영화는 사람을,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 아니, 최소한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게 해준다. 그래서 <두 개의 문>은 필자에게 너무나 좋은 영화이다.

김정욱
영화공간주안 프로그래머/관장직무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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