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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모폴리스>는 50년의 지칠 줄 모르는 작품활동을 통해 세계적 거장의 자리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캐나다 출신의 감독 ‘데이빗 크로넨버그’와 영화 <트와일라이엇> 시리즈를 통해 전 세계 소녀들의 마음에 송곳니를 꽂았던 영국 출신의 꽃미남 뱀파이어 ‘로버트 패틴슨’의 결합으로 유명한 영화이다.

 게다가 원작이 노벨문학상 최다 후보인 ‘돈 드릴로’의 2003년 동명의 소설이라는 점과 감독이 단 6일만에 시나리오를 완성했다는 점, 그리고 ‘줄리엣 비노쉬’, ‘폴 지아마티’, ‘사만다 모튼’ 등 미국과 유럽의 최고의 배우들이 단역에 가까운 역할에 기꺼이 출연을 했다는 점이다. 한국의 홍상수 감독을 생각해보면, 역시 작은 역할이라도 거장의 부름에 동참하고자 하는 배우들의 바람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마찬가지다.

 영화는 천문학적인 돈을 주무르는 뉴욕의 최연소 투자가 ‘에릭 패커’의 하루를 다룬다. 이 거물 투자가의 하루는 뉴욕 도시 중심을 누비는 초호화 최첨단 리무진에서 시작된다. 강박증에 시달리는 그에게 찾아오는 회계전문가, 투자전문가, 경제전문가, 큐레이터, 보디가드, 그리고 그의 부인은 그가 가진 고민을 해결해주지 못하고, 세계 경제 공황의 혼란에 휩싸인 뉴욕 시민들은 그를 이 문제의 근원으로 지목한다. 

 영화는 실험적이다. 리무진에 오르는 첫 장면으로 시작해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고는 모두 리무진에서 이루어진다.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드라마를 미래 예언적인 명대사와 명배우들의 연기로 극적 긴장감을 이루어낸다. 리무진에 오르는 것으로 시작해 리무진 차고에서 마무리되는 전개는 얼마전 개봉한 프랑스의 거장 ‘레오 까락스’의 <홀리 모터스>를 연상시킨다. <코스모폴리스>에서 리무진을 찾는 9명의 사람들은 역시 <홀리 모터스>의 9개의 에피소드와 연결시킬 수 있으며 현대사회의 암울한 미래상과 삶과 죽음이라는 철학적 질문들 또한 묘한 연관성을 이룬다. 

 하지만 <홀리 모터스>가 영상의 비서사적 시적 묘사를 통해 영화적 실험성을 높였다면, <코스모폴리스>는 크로넨버그 감독답게 영화 서사에 충실한다. 주인공들은 대화하고 타협하고 갈등하고 싸우고 살인한다. 

 영화는 리무진이라는 한정된 공간이라는 장소의 제약과 환투자와 금융위기 같은 딱딱한 소재의 대화로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도피와 일탈의 대리만족이라는 영화의 1차원적 역할을 떠나, 현 자본주의 사회를 냉철히 살펴보고 그 부속품으로 전락하는 개개의 인생들을 돌아보는, 내 인생을 돌아보는 영화를 만난다는 건 그리 흔한 기회는 아니다.

김정욱 영화공간 주안/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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