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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위험한 열정>은 영화 테크니션의 거장 ‘브라이언 드 팔마’가 독일 중심의 유럽 자본으로 만든 최신작이다.
70대 중반의 이 노장 영화감독에게 테크니션의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는 그가 만든 작품들의 대부분이 영화사상 최고의 감독으로 일컫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후계자로 호평 받을 정도의 범죄 심리 스릴러의 대작들이었기 때문이다.
호러물의 전설로 불리는 [캐리](미국, 1976), 스릴러의 교과서로 평가 받는 [드레스트 투 킬](미국, 1990)을 비롯하여 명배우 ‘알 파치노’와 함께 이뤄낸 범죄물의 걸작 [스카페이스](미국, 1983)와 [칼리토](미국, 1993) 그리고 역시 최고의 연기파 배우 ‘로버트 드 니로’와 함께 한 [언터쳐블](미국, 1987)까지, 그의 필모그래피는 흥행과 평단을 동시에 거머쥐어왔다.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 ‘톰 크루즈’와 함께 이뤄낸 [미션 임파서블](미국, 1996)의 세계적인 대성공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은 있었으나 전작들에 비해 다소 미흡한 작품들로 추종자들에게 잦은 실망을 안겨주었던 그가 드디어 신작 [패션, 위험한 열정]으로 돌아왔다.
[패션, 위험한 열정]은 독일,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 유럽의 합작 자본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이는 할리우드에서 더 이상 제작투자를 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증거가 될 수도 있겠지만 히치콕의 적자의 불려왔던 그가 다시금 초심으로 돌아가 정통 스릴러물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의 조성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첨단과학으로 DNA를 분석하며 범죄의 동기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왜’가 아닌 ‘어떻게’로 사건을 해결하는 CSI식 현대 범죄물에선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콜롬보와 셜록 홈즈식의 기호학과 심리학 그리고 정신분석학적 정통 스릴러 말이다.
광고회사의 직원인 이사벨은 자신의 유능함을 인정해주고, 남과는 다른 특별함으로 자신을 대하는 보스 크리스틴에게 매혹된다. 크리스틴은 화려한 미모와 능력을 지녔으나 자신을 믿고 따르는 이사벨의 아이디어를 빼앗고 그녀의 자존심까지 철저히 짓밟는다. 크리스틴의 배신에 이사벨은 큰 상처를 받고 분노한다.
하지만 크리스틴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고 이사벨은 유력한 용의자로 주목 받는다. 약에 취해 기억 일부를 잃어버린 이사벨은 결백을 주장한다.
고전적 스릴러를 현대에 만들다 보니 허점은 물론 있다. 너무나 뻔한 증거와 알리바이 그리고 속임수 등. 하지만 범죄가 현실에선 결과의 분석으로 범인을 잡는 것이 가장 최우선적인 일임에 분명하지만, 그러한 범죄의 원인이 인간의 내재된 심리와 타인과의 관계, 나아가 인간으로 이루어진 조직사회와의 연결고리에 있음을 직감한다면, 히치콕식 정통 범죄 스릴러물이 좀 더 깊이 있고 근본적인 범죄사건의 조사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영화적 접근에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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