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구의 한 사우나에 밤낮없이 출근하는 경상도 아줌마 강영임 씨는 유명 스타다. 그녀의 직업은 뷰티 카운슬러. 하루도 빠짐없이 사우나를 들러 고객을 만나 영업을 하는 그녀는 아모레퍼시픽 뷰티 카운슬러 수석지부장으로 지난해 전국 아모레퍼시픽 카운슬러 대회 그룹 왕으로 4만명 사원 중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사람.
밤낮없이 뛰어 차지한 4만명 중의 일등이란 상은 그녀에게 주어진 멋진 도전이었다. 그녀는 일등이 아니면 안 됐다. 허기진 아프리카 아이들의 배를 채울 수 있도록 생명의 차를 보내야한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도 없이 어린동생을 업고 무료 배급을 타기 위해 몇 시간이나 되는 길을 걸어오는 아프리카 아이들. 먼 길을 힘들게 왔다가 배급이 떨어지면 허탕을 치고 돌아간다며 차 한대만 있었으면 좋겠다는 지인의 안타까운 사연에 그는 차를 사주겠다고 마음먹었다.
작년 한 해 동안 그녀는 50여명의 카운슬러와 함께 하루 한 시간 더 일하기에 돌입 15억의 매출로 당당히 그룹 일등을 차지한다. 이룰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1등에게 주어지는 잘 빠진 세단이 생명의 차 봉고로 바뀌어 아프리카 오지를 달리며 따듯한 죽 한 그릇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게 됐다.
그녀는 회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신화적 인물이다. 5년 연속 카운슬러 대회에서 수상을 했고 상금은 모두 불우이웃에게 돌아갔다. 그녀의 이런 탁월한 영업 능력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사람들은 궁금해 하지만 답은 성실과 신뢰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순수한 애정이다.
어려운 환경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용기를 주며 어떻게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줄 것인가를 걱정한다. 비록 화장품은 돈을 주고 팔지만 자신은 사람을 얻는 일을 한다는 당당한 그녀에게는 어렵다는 영업은 힘든 일이 아니다.
지금은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영업계의 신화적인 인물이 되었지만 처음에는 사람 사귀는 것을 어려워하는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하지만 그녀를 바꾸어 놓은 것은 힘든 생활고로 인하여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영업이다.
어려운 생활을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하고 있던 어느 날 이웃에게 한 끼니의 쌀 한 봉지를 건네받았다. 그 순간 아이들에게 밥을 먹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에 쌀 한 봉지를 안고 오며 슬픈 처지를 비관하기 보다는 하루하루 행복하게 그리고 열심히 살자고 다짐하게 됐다. 가게 얻을 돈이 없어 한증막에서 보따리에 물건을 싸가지고 다니며 영업을 시작했다. 남 일할 때 일하고, 남 잘 때도 일하고, 남 쉴 때도 일했다. 아이들이 커갈 때 학교를 가본 적도 없고 운동회나 소풍에 김밥을 싸주지도 못했고 졸업 사진하나 없다.
지금은 든든한 후원자이자 팬이 된 성장한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미안한 마음이 앞서지마 자녀들은 열심히 살아 온 엄마의 삶을 오히려 자랑스러워한다.
주변에 숨어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지인들이 많은 것도 그녀는 행운이라고 한다. 미용사 일을 하면서 늦은 시간에도 음식을 만들어 소년소녀 가장의 냉장고를 채워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 함께 동참할 수 있었고, 장례비가 없어 장례를 치루지 못하는 어르신 사연에 십시일반 돈을 내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 행복했다. 그녀는 내꺼 다 쓰고 언제 남을 도와주냐 한다. 없을 때 나누어 봐야 있을 때도 나눌 수 있다는 말이다.
어느 날, 살고 있는 용현5동의 어려운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면서 말했다. “그걸 보면 내가 더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가 되고 목적이 되는 거예요. 잠 조금 더 자고 싶고 쉬고 싶고 하지만 햇빛을 못 보는 어르신들이 내 주변 있는데, 이렇게 어려운 이웃이 있는데, 번쩍 일어나는 이유가 되드라구예. 진짜 많습니더, 어려운 분들이.”
그녀의 나누는 삶에 남편도 힘을 보태어 얼마 전 산골마을 사람들을 위해 자장면 무료 급식을 하는 낡은 차를 바꿔주기 위해 아껴두었던 돈을 내놓았다. 얼굴도 모르는 산골 어르신들이지만 이 음식을 먹을 것 생각하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며 부부의 입가에 웃음이 한 가득이다.
숨어서 좋은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렇게 알려지는 것이 쑥스럽다 한다. 마음까지 아름답게 만드는 최고의 화장품을 팔고 있는 그녀. 건강하게 열심히 벌어서 어려운 사람들과 조금씩 나눌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남아 있는 인생 어려운 이웃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다. 그녀를 만나니 세상이 예쁘게 화장을 하고 다가온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사람.
강현숙 기자 power5737@hanmail.net
- 이전글 2 인천향교 앞 선정비(善政碑)
- 다음글 교실밖서 공부 가르치는 참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