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2지방선거 결과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전체의 18.7%를 여성이 차지하게 되었다. 2002년 3.2%였던 여성의 지방정치 참여 비율이 2006년 13.7%로 늘어나고 또다시 3%가 늘었으니 괄목할 만한 성장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성 인구가 전체 인구의 과반수를 넘고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남성을 앞지른 현실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비율은 여전히 낮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이 여성의 정치참여 비율이 낮은 것은 결국 여성의 정치참여가 남성에 비해 쉽지 않은 사회적, 문화적, 정치제도적인 갖가지의 특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매번 국회의원이나 지방선거가 있을 때마다 대두되는 문제가 여성후보 공천 할당제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는 곧 여성이라는 인격체가 정치라는 시스템의 한 영역에 들어가기 위한 당연한 수순조차 밟기 어렵다는 의미가 되고 늘 몇 %라는 수치싸움의 결과물로 끝맺음 하는 걸 볼 수 있다.
그동안 몇 차례의 선거를 통하여 여성들이 정치에 입문하는 숫자가 날로 늘어감에 따라, 여성이 왜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가의 논의가 더 이상 필요 없을 정도로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었지만, 실질적인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노력은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지금 한창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지방선거 후보자 정당 공천제 폐지에 있어서도 여성에 공천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도 그 반증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여성의 정치참여가 아직까지 확대되지 않고 늘 소모적 논란으로 종종 일어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무엇보다 남성 우월적 정치문화가 오랫동안 내재되어 여성은 정치와 같은 분야에 종사하기에는 부족하며 이와 같은 일은 남성에게나 어울린다는 것이고, 또한 사회적으로 남성이 여성을 배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직까지 여성이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해 적극적 지지나 찬성을 보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정치제도의 문제를 들 수 있는데 정치제도 중에서도 특히 선거제도가 여성의 정치참여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가 확정된다면 아마 여성후보자들에게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이고 이미 상당수의 전, 현직 여성의원들이 정당공천제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거나, 폐지를 조건으로 여성후보의 불이익을 상쇄시키는 보완책을 마련해달라고 정치권에 요구해 놓은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정당 내에서의 여성의 지위도 문제로 지적된다. 여성의 정치참여에서 정당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정당의 공천은 당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정당의 결정적 지위 대부분을 남성이 차지하고 있고, 정당의 공천권을 가진 사람들이 여성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으며, 공천절차 자체가 여성에게 불리하게 되어 있다면 여성의 정치 참여는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다.
당장 이와 같은 문제점들이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지방자치가 시작되었을 때 한 자리수에 불과하던 여성정치인 수가 지금은 두자리 수로 늘어난 것처럼 많은 시간과 더불어 사회, 정치, 문화적인 비용과 제도적 장치가 점점 충족되고 마련된다면 여성 정치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금처럼 걱정할 만한 수준은 되지 않을 것이다.
여성은 능력에 의하여 여성이 된 것이 아니라 여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여성이다. 어떤 성으로 태어났는가 하는 것이 그의 능력, 잠재력, 성공을 규정하거나 담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성은 인종, 소수민족, 종교, 언어집단과 마찬가지의 범주에 속하며, 정의로운 사회는 이들의 자기 집단 중의 유능한 개인에 의해 대변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지방자치를 흔히 ‘풀뿌리 민주주의’또는‘생활정치’라고 한다. 이 말은 결국 지방자치가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를 확충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지역주민들의 직접 참여가 활발하다 하더라도 지방자치는 여전히 대의민주주의 근간을 벗어날 수 없다.
공동체의 의사는 결국 지방의회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방의회의 역할이 지역발전을 위해 중요한데, 그 역할은 지방의원들의 수준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방의회가 역량과 함께 책임의식을 가진 의원들로 채워질 때, 보다 발전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준비된 여성들의 지방의원으로서의 참여가 절실하다. 남성들이 보지 못하는 문제, 남성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문제들을 발견하고, 더불어 해결해나가는 여성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준비된 여성들을 정치의 장으로 인도하는 정당과 이들의 진입을 보다 용이하게 하는 선거 제도의 개혁, 그리고 양성 평등의식을 제고하는 사회적 교육이 절실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