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다. 전국 각 지역마다 전통있고 특색있는 향토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 같은 향토 축제는 지방자치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전국적 현상이 되고 있다. 축제 개최가 일종의 지방자치의 유행처럼 번졌다. 그러다보니 몇몇 지역 축제들은 이름과는 동떨어진, 축제를 위한 축제로 전락해 지역주민들에게까지 외면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결국 이 같은 축제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과연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한다.
비슷한 먹을거리 전(廛)이나 캐릭터 상품들도 유명 관광지에 진열되어 있는 것들과 엇비슷하다. 마치 전국 유명 사찰 입구마다 줄지어 선 민속품점이나 산채나물과 산채비빔밥 식당처럼.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우리 남구의 ‘주안미디어 축제’는 10여년의 전통과 전국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시도하지 않는 독창적이고 새로운 소셜미디어 시대에 걸맞은 축제로 자리매김 했다고 본다.
올해 ‘2013 주안미디어축제’도 수봉공원 콘서트, 락밴드 공연, Film Zone(천막극장, 21개동 마을극장, 영화제)와 이벤트 Zone(학술세미나, 미디어공모전, 직거래 및 먹거리 장터)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많은 관심과 참여 속에 성공적인 막을 내렸다.
그동안 충분한 재정적 뒷받침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새로운 프로그램과 다채로운 전시공연 등을 개발하여 나름의 전통을 잇고자 노력해 온 축제 관계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필자가 수년 간 미디어축제를 경험하면서 늘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느끼곤 한다.
그건 바로 많은 주민들이 축제의 주인공이자 주인으로 참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축제의 흥행이나 성패를 단순히 축제참가자나 구경꾼의 많고 적음으로 단정 지어 버리는 일반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축제의 본래 뜻은 개인이나 공동체에 특별한 의미가 있거나, 결속의 계기가 되었던 사건·시기를 기념하여 자연 발생적으로 이루어진 의식의 행사 개념이다.
주민 참여는 기본이고, 슬픔이든 기쁨이든 함께 나누는 공동체적 분위기가 본질이다. 이러한 분위기 형성은 곧 한 두 사람의 참여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흥(興)과 낙(樂)이 곁들어 성공의 잔치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모름지기 잔치에는 놀이꾼과 구경꾼, 즉 사람이 많아야 흥이 난다. 영화 한 편을 가정해보자.
시나리오, 영상. 배우연기 등 모든 구성요소가 완벽하여 뛰어난 작품으로 탄생되었다 할지라도 그 영화의 성패는 관객의 많고 적음에 달려있는 게 현실이다. 물론 관객동원에서 실패하였다 하더라도 해당 영화가 뛰어나지 못하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축제의 가장 기본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보고, 느끼고, 즐겨야 하는 것이다.
축제의 전통, 프로그램 구성, 컨텐츠 등이 다양하고 특색 있게 진행되어도 사람들, 즉 놀이꾼과 구경꾼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흡인력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고 본다.
2013년 문화관광부가 지정한 대표축제로 진주남강유등축제, 무주반딧불이축제, 강진청자축제, 강경젓갈 축제 등 다양한데, 이들 축제가 전국의 대표축제로 명망있고 성공적인 축제로 거듭날 수 있었던 공통점이 바로 볼거리, 먹거리,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필자가 2년전 화천 산천어 축제와 지난 10월 초 진주남강유등축제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는데, 두 축제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참가자가 단지 구경꾼으로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직접 손으로 만지고, 발로 뛰어보고, 맛으로 느끼고, 소리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와 오감을 자극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해마다 산천어축제 100만, 진주남강유등축제 200만 이상의 지역주민과 더불어 많은 방문객들이 짧게는 당일 참가나 1박2일의 여정으로 축제를 즐기고 떠난다고 한다.
대부분 연인 및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많다보니 이들이 해당 지역의 문화, 관광, 음식, 숙박 등에 사용하는 비용도 상당하여 결국 축제의 성공과 함께 지역 경제의 부가적인 이득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주안미디어축제’의 경우도 미디어 관련 전시프로그램이 주를 이루고 부대 행사로 몇 몇 체험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지만, 축제 참가자 대부분이 단방향적인 관객의 역할에 머물러 있어 함께 먹고, 놀고, 어울리는 흥을 돋을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하다고 본다.
축제의 가장 기본적이고 일차적인 요소, 즉 사람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흡인력을 가지고 밑바탕을 그렸으면 한다.
장소, 재정, 환경 등이 여의치 않는 상황에서 난관일 수 있지만 좀 더 많은 주민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먹거리와 즐길거리가 풍성한 축제로 업그레이드 되는 방안을 마련해봤으면 한다.
물론 그러한 과정에서 미디어축제의 본질이 흐려지거나 왜곡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은 옛말이다. 오히려 소문난 잔치에 구경꾼은 많이 모여들기 마련이다.
지금 시대의 사람들은 교통과 정보미디어의 발달, 그리고 생활수준이 윤택해짐에 따라 다양한 문화체험과 힘든 도시에서의 삶을 잠깐이나마 치유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원한다. 우리는 축제라는 잔치를 통해서 이러한 기회를 향유할 수 있다.
앞으로도 주안미디어축제가 지친 도시민들에게 이러한 기회를 제공해주고, 더불어 수십, 수만의 놀이꾼과 구경꾼들로 북적북적 대는 행복한 잔치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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