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와 가천문화재단이 주최한 제11회 푸른 인천 글쓰기 대회가 지난 4월 27일 인천대공원에서 개최되었다‘2013 푸른 인천 함께 만들어요’ 라는 주제로 아름다운 인천을 가꾸어 가는 공감대를 갖고 참가한 많은 학부모와 청소년들이 참가하여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인천시민의 자연사랑과 환경보전의식을 향상시켜 맑은 생태도시를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11번째 열린 이번 행사는 그 어느 대회보다 참신하고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이 응모 되었다.
석암초등학교 5학년 이수빈 학생은 ‘봄은 배송중’이라는 시로 인천시 교육감상을 입상하였다. 수빈이는 과거 초등학교 1학년 때 푸른 인천 글쓰기대회에 참가해 인천시 남구청장상을 받은바있다. 어릴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했고 글쓰기도 좋아해서 각종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시 제목에서 말해 주듯이 봄은 길이 막혀 아직도 배송중이라고 글로 표현 했다. 요즘 같은 복잡한 교통체제에 비유한 시어에서 신선한 발상을 뽑아낸 것에 대해 심사위원 모두가 감동 받았다는 후설이 있다. 수빈이는 늘 책을 사랑하고 글쓰기 공부도 꾸준히 해 더 큰 대회에도 도전 해 보겠다는 약속을 하며 오늘도 책읽기에 빠져 들었다.
또한, 학부모 부문 인천시장상에 입상한 송숙명씨는 현재 제물포여중 미술교사로 15년차 베테랑 교사답게 다양한 재주꾼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남인천여중에 근무할 당시 머리 자르는 선생님으로 봉사하는 선행이 알려져 나이스미추 신문에도 보도된 바 있다.
책읽기를 너무 좋아하는 귀여운 딸아이와 우연히 글쓰기대회 경험을 해보기 위해 함께 등록을 했는데 푸른 자연 속에서 가족들과 함께 오손 도손 모여앉아 글을 쓰는 모습을 보고 글쓰기 경쟁에 앞서 삶의 여유와 마음의 안식을 가지게 되어 짧은 시간동안 행복을 만끽했다고 전했다.
수상자 뿐만 아니라 참가한 모든 이들도 이날 모두 자연의 풍족함과 소중함을 가졌을 것이다.
노점순 기자 bogakhoa56@hanmail.net
학부모/대상(인천시장상))
봄이 오던 날
남구 주안6동 송숙명
“나이키 운동화.”
“또 지나간다. 뭐야?”
“랜드로바.”
까치발로 매달려 자꾸 물어보는 9살 동생이 귀찮게 느껴졌다. 어두운 방 안에서 공부하는 것도 싫은데 허리를 펴고 창문 넘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신발을 쳐다보는 것이 나는 싫증이 났다. 솔직히 신발이 부러웠다.
1990년 부모님께서 처음 장만한 집은 16평 반지하 빌라였다.
안방과 자매방, 화장실과 거실 겸 부엌인 공간이 모두였다. 특히 우리 자매의 방은 누우면 발끝부터 머리가 벽에 닿을 정도로 작은 방이었는데 책상 하나만 덩그렇게 놓여 있어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내가 늘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어두운 방 안에 작은 창문은 지상의 모습을 5분의 1만 보여주었다. 자매의 눈에 비친 세상은 늘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목이 다였던 것이다.
습기 가득한 지하 세상에 사는 동안 나에게는 소원이 생겼다. 창문을 열고 높은 하늘을 보는 것이다. 지나가는 구름과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의 감정적인 소원 따윈 상관없이 우리 부모님들은 늘 바빴다. 아버지는 야근을 하시고 어머니는 투잡도 모자라 스리잡까지 하시며 얼굴보기도 힘든 생활이 계속되었다. 대학 발표일이 가까이 올수록 불안한 나는 방에 틀어 박혀 나가지도 않았다. 예전처럼 창문을 올려다 보지도 않았다. 애초에 빛이 필요 없는, 우울하기 그지없는 집안 환경이라 생각하며 고3 그해를 넘겼다.
봄이 되자 내방 창문 틈새에 민들레가 피었다. 창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민들레가 다치지 않을까 걱정하며 조심스럽게 열어야 했다. 봄바람에 민들레 홀씨와 함께 방 가득 흙냄새가 밀려 들어왔다. 그리고 얼마 후 대학 합격 통지서가 왔다. 합격 통지서를 열어보며 부모님께서 하신 첫 말씀은 “우리 집에 봄이 오나 봐”였다. 무슨 뜻인가 궁금하여 여쭤보니 조금 큰 집을 계약하고 오셨는데 큰딸인 내가 대학에 합격한 것이란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두 자매 동시에 “하늘 보여?”라고 물으니 어머니는 4층 빌라의 401호라고 하셨다. 얼마나 기쁘고 행복하던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진다.
1993년 4월. 4층 빌라로 이사한 첫날 우리 가족은 옥상에 돗자리를 펴고 밤하늘을 보며 잤다. 4월이라 아직은 많이 추운 날씨였으나 우리 가족에게는 화창한 봄날 아침이었다. 안개인지 이슬인지로 인해 축축해진 이불도 옥상에서 실컷 말렸다. 아버지는 옥상 화분에 상추도 심고 예쁜 꽃씨도 뿌렸다.
2011년 아파트에 살고 계신 부모님은 아직도 4층 빌라를 처분하지 못하시고 계신다.
태양맨션 401호는 우리 가족에게는 겨울을 이겨 낸 봄꽃같은 곳이다. 반지하 창문 틈에서 자란 민들레 홀씨가 내게 준 선물같은 집이다.
초등부/대상(인천시 교육감상))
봄은 배송중
석암초5학년 이수빈
따뜻한 봄 햇살 샘이나
바람이 괜히 심술을 부린다.
큰 맘 먹고 벗은 내복
두 다리가 저절로 개다리 춤을 춘다.
겨울은 가기 싫어
머뭇머뭇 거리고
봄은 오고 싶어
기웃기웃 거리는데
봄은
어느 길이 막히길래
아직도 배송중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