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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마(靑馬)의 해인 2014년 갑오년 희망찬 새해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에도 42만 구민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되돌아본 지난 1년은 국민 모두가 너무 힘들고, 고단한 한 해를 보냈던 것 같습니다.
지난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박근혜 정부가 다짐했던 경제민주화와 복지, 그리고 평화가 구현되는‘국민행복시대’ 개막을 통한 대국민적 약속과 기대는 22일이라는 사상 초유의 최장기 철도파업과 국정원 댓글사건, NLL대화록 논란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고 멈춰서고 말았습니다.
지난해 말 화제가 되었던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 또한 이러한 사태가 반영된 것으로 아마도 우리 모두가 다른 사람을 좀 더 배려하는 성숙된 사회를 바라는 국민적 바램이 아니었을까를 생각하며 지난 한 해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합니다.
잘된 일은 모두 나의 덕분이고, 잘못된 일은 모두 남의 탓으로 돌리는 집단적 이기주의적 사고로는 사회적 통합과 앞날의 희망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자신의 의견이나 기본 철학이 다르면 무조건 적대감을 갖는 진영논리가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아닐까도 함께 생각해 봅니다. 양극화와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환경 탓도 크겠지만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공동체의식이 축소되고, 타인을 이해하고 서로를 양보하는 국민적 신뢰가 점점 줄어들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언론보도를 통하여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 1일 통계청이 내놓은 『한국의 사회동향 2013』에서 다른 사람을 믿을 수 있다고 여기는 한국인은 10명 중 2명에 불과하다고 했으며, ‘당신은 일반적으로 사람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22%만 대체로 또는 항상 신뢰하는 것으로 답했다고 조사되었습니다.
이는 OECD평균 32%보다 낮은 수준으로 1위인 노르웨이 60%와 상위 그룹인 덴마크와 스웨덴의 50%와 비교했을 때 크게 낮은 수준으로 세계경제 15위권인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의식 수준이 이 정도 밖에 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과 더불어 부끄러움에 자성을 하게 합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안보정세는 크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한일관계는 아베 정권의 노골적 도발로 최악의 국면을 치닫고 있는 가운데, 부상하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는 미국의 힘이 각축되면서 동북아 안보환경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도의 신 안보질서와 중국과의 화평정책을 함께 추구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대미(對美), 대중(對中) 관계의 틈바구니 속에서 독자적, 실리적 외교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고,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급변하는 국방과 경제의 유동적 상황에 대비하는 준비도 해야 하는 만큼 올 한 해도 우리에겐 힘든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북한 권력의 제2인자였던 장성택 국방부위원장의 처형으로 남북관계는 한치 앞을 예측하기가 어려운 가운데 김정은 제1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신년사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더해가고 있습니다. 대외여건이 이러한데도 우리 내부 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철도 파업과 국정원 개혁 논의에서도 경험했지만 국민모두가 국익이 우선이라는 대의를 먼저 생각한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 불신풍조 때문에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사회적 손실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극한 대결로 치닫던 철도파업도 큰 불상사 없이 일단락되었고, 새해 예산안 또한 비록 해를 넘기기는 했지만 물리적 충돌 없이 여야 합의로 순조롭게 통과되었습니다.
모든 문제가 꼬여있고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낙담하거나 포기할 게 아니라 얽힌 실타래의 첫 매듭을 찾아서 하나씩 풀어가는 것처럼 우리 앞에 놓인 산적한 문제들 역시 국민적인 관심을 가지고 사회적, 정치적인 논의와 합의로 현명하게 대처해가며 해결되기를 희망합니다.
갑오년 새해에는 지난해를 거울삼아 국민적 신뢰(信賴)가 우리사회의 중심이 되는 희망 가득한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길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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