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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뱁니다.”
택배 기사님의 낭랑하고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현관 문을 열어보니 그걸 보낸 사람은 다름 아닌 둘째 시숙이었다. 강화에서 인삼농사 짓는.
‘우리에게 이런 귀한 선물을 보내다니’
택배를 받아 드니 기사님도 반가운 얼굴로 싸인을 해 달라신다.
사인을 해 드린후 후다닥 주방으로 뛰어가 오렌지 쥬스 한잔과, 전날 밤 아이들 생일케익 자른거 조금 내왔다. 아무리 바빠도 요건 좀 드시고 가시라고.
이럴때 적잖은 기사님들이 “괜찮다”고 하시며 사양도 하시는데 이 기사님 정말 배고프시고 목이 타셨나 보다. 한번 씨익 웃어주시며 그걸 덥석 받아 드시고 벌컥벌컥 마신후 케익도 금새 먹어 치우셨다. 왼종일 일을 하시다 보면 끼니를 거를수도 있겠는데, 기사님은 그날은 유난히 바쁘셨던 모양이다.
워낙 목말라 하시길래 택배 기사님께 주스 한잔 더 드리고 나서 휘익 나서는 그분의 뒷모습을 보니 오래전 남편이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당한 뒤 몇 달동안 택배를 했던 경험담이 떠올라 잠깐 그때 생각에 잠겨 보았다.
택배를 하면서 당시에 남편은 애환과 속상한 일이 말이 아니었다.
택배 하면서 실제로 고객과 기사님들이 부딪치는 시간은 몇초가 되지 않는다. 정말 짧으면 1분 안팎이니까.

‘딩동’‘누구세요’‘택배입니다’‘여기 싸인해 주세요’‘쓱싹쓱싹’
얼굴 마주 대한 후 이름확인과 싸인까지 정말 2~3분도 안걸린다. 거기에 대고 “고생 하십니다”“고맙습니다”“수고하세요”이렇게 인사 한마디 하는 것도 겨우 1분이다.
그런데 대부분이 그냥 문만 살짝 열고 물건만 받아 휭하니 들어가거나 일단 강도의심부터 하고 난 뒤 싸인 해 주고 휑 돌아간다고.
반면에 미리 문을 열고 밖에서 기다리시는 분도 계시고, 어떤분은 작은 접시에 과자 하나 놓고서 기다리시는 분도 계시고.
이 분들의 작은 배려가 택배 남편에게는 작지만 큰 활력소였다 한다.
모두가 자기가 생각하는 삶 속에서 갈길 정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나 역시 평소에 얼마나 겸허하게 타인에 대한 배려가 있었나 하고 몇번이나 생각해 본다. 과거 남편의 고생스러움이 떠올라서다.
택배 기사님이 일어나 떠나신 후 그 분이 우리 집 현관에 남기고 가신 힘찬 삶의 고동소리가 아직도 들리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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