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 창업, 투잡(two job)은, 현대 직업 시장에 있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어 보는 단어다. 그러나 그런 만큼 쉽게 손대기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남구 가정 복지과에서 실시하는 평생 교육을 통해 국가고시인 양재 자격증에 합격한 사례가 있어 찾아가 보았다.
‘알뜰 수선 집' 38세 김윤경씨가 2개월 전에 오픈한 옷 수선 집 이름이다. 주안 4동 주안 도서관 근처에 위치한 그녀의 수선 집 문을 열고 들어서니 미싱 앞에서 옷을 수선하고 있던 화장기 없는 그녀가 수줍게 웃는다.
기역자로 굽은 알루미늄 연통이 창밖으로 향해 있는 연탄 난로위에는 자그마한 주전자가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기차마냥 작은 김을 쏟아 내고 있다.
우선 어떻게 양재를 시작하게 되었는지부터 물어보았다.
“아이도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이라 어디 취업하기도 시간적으로 쉽지 않고, 집에만 있자니 우울증이 오더라구요. 그래서 돈 들이지 않고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다녔지요. 그러다 양재를 만났는데 오랜만에 책을 펴 놓고 공부를 하는 것도 아주 재미났어요. 일을 하는 동안 제 적성에 맞는 일이구나 생각되지만 그래도 아직 손님을 맞는 일은 긴장되는 일이에요."
김윤경씨는 양재자격증에 합격하고도 막상 가게를 내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우연히 이 골목을 지나다 임대로 내놓은 공간을 보고 무작정 계약한 것이 오픈하게 된 계기라 한다. 창업비는 15평 공간 보증금 500만원에 35만원, 월세까지 합해 약 천만원 정도이다.
“한 달 수입이요? 쑥스럽지만 이제 문 연지 2개월째라 현상유지만 하고 있어요. 그래도 단골손님이 늘어나고 있으니 참 감사하죠." 하며, 김윤경씨는 작업대 위에 수북히 쌓인 수선 거리를 가리키며 웃는다.
“처음에는 유지비만 나오면 가족과 지인에게 옷을 만들어주고 싶은 편한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시니 그것에 맞추기에 벅차네요. 아직 일을 한다는 실감은 없지만, 맡겼던 일거리를 손님께서 찾아갈 때 맘에 든다고 하시는 그 한마디에 가슴이 뿌듯해져요. 꼭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자기만족으로 일을 이어가는 것 같아요."
취재하는 도중에도 수선을 맡기는 손님들이 꽤 많았다. 그중 한 분에게 이곳에 대한 인상을 물어보았다. “솜씨도 좋고 얌전해서 난 벌써 3번째 옷 수선을 맡겼잖우. 요샌 중국옷이 많이 나와서 그런지 예전 옷이 더 좋아. 조금만 수선해서 입으면 정말 새 옷 같아서, 내일 여행가면서 입을 바지를 또 들고 왔지."하고 활짝 웃는 모습이 가게 주인과 손님이 닮았다.
일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역시 ‘약속시간 지키기' 라고 한다. 그래도 본래 타고난 느긋한 성격이라 아등바등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페이스에 맞추어 한다고 한다. 자신이 즐겨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하루가 행복하다며, 창업을 위해 고민하는 이들에게 김씨가 조언한다.
“창업을 고민 중이라면 망설이지 말고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시작했다면, 초심의 마음을 잃지 말고 즐겁게 즐기면서 하려는 마음이 있으면, 창업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저도 본래 조용한 성격이라, 손님들과의 접촉이 아직까지는 제일 어려운 일이에요. 그렇지만 수선을 즐기다보니, 그런 만남에도 차츰 힘을 얻는 것 같아요."
김씨의 향후 계획은, 더욱 실력을 쌓아 동종업계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전업 주부의 짬을 이용해 각종 강좌를 듣는 경우는 많지만 실제적 창업으로까지 이어진 사례는 많지 않다. 기껏 배운 기술을 고급 취미로 썩혀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다고 조급하게 자신을 몰아세워 무리한 목표를 지향하는 것도 옳지 않다. 우선 자신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적정 지역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남구 가정 복지과에서는 컴퓨터, 양재 외에도 내년부터는 천연비누 만들기, 선물포장 풍성아트도 신설된다. 남구 주민이면 누구나 가정복지과(☎880-4982)나 인터넷 접수 가능하다.
<안점이 기자>
anmc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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