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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의 서툰 한글에 감동


작년 가을, 광명역을 들렀을 때 나는 좀 어리둥절한 현수막을 봤다.
제4회 광명시 평생학습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었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이야. 학습축제? 무슨 학습으로 축제를 해? 모여서 방정식ㆍ함수 풀고 공부하는 축제인가?' 당시엔 학습축제라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었다. 어쩌면 ‘평생학습'이라는 말 자체가 더 이해하기 어려웠는지도 모르겠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자유롭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 바로 평생학습의 기본 정신이다. 교육의 양극화를 줄이는 것은 결국 사회의 양극화를 줄이는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평생학습도시면서 평생학습이 가장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광명의 평생학습원. 그곳에 ‘원장' 이라는 직함을 갖게 된지 아직 한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있던 것 같은 편안한 느낌과 따뜻한 미소를 지닌 김홍규 원장이 있다.
성공회대 교양학부에서 평생교육을 강의하는 교수이기도 한 김홍규 원장이 광명평생학습원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찾아가는 평생학습'의 일환인 ‘소외계층 어린이들의 영어교육'을 맡게 되면서부터다.
이후로 여러 국제적 심포지엄과 연구활동에서의 전문위원직 수행, 통역 등을 거쳐 유네스코 프로그램 CCAP를 기획했다. CCAP란 광명시 초등학교에 각국의 재한 외국인들을 일일교사로 파견, 외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으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광명평생학습원 하나의 성공과 발전이 아닌 광명시 전체의 모든 학습기관,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모든 평생학습기관들이 함께 커나가고, 주민들을 위해 배움의 장을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김홍규 원장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 언제였느냐는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했다. 그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지난 6월 문화학습축제 기간에 열린 ‘문해 백일장' 때였다"며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예순이 넘도록 글을 몰라 답답하고 부끄럽고, 버스 타는 일도, 은행에 가는 일도 두려웠다는 어르신들이 용기를 내어 ‘문해 교육'을 받으셨고, 지난 축제 때 이 할머니들은 행사장 계단에 가지런히 앉아 그 동안 배운 한글로 또박 또박 문장을 이어나갔다.
글을 쓰는 모습 자체도 감동이었지만 그 분들이 서툴게 쓴 글 한자 한자가 너무나도 감동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글을 쓸 수 있는 분들이 지금껏 자신을 표현 못하고 살아왔던 게 너무나 안타까웠고, 한편으로 늦게나마 그 분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드렸다는 것에 뿌듯함도 느꼈다 한다.
“사실 감동을 느끼느냐 마느냐는 객관적인 상황보다는 주관적인 마음가짐에 많이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둘러싼 모든 것을 가난하고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가져야 하는 것이니까요. 그런 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런 일을 하게 될 때, 어느 것 하나 감동스럽지 않은 것이 있겠습니까"
한마디 한마디에 섬김과 감사 그리고 사랑과 열정이 묻어나는 김홍규 원장. 그와 앞으로 펼쳐질 평생학습의 감동 릴레이를 기대해 본다.

|남구 평생학습모임연구단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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