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금강산, 지게에 태워서라도 모셔야지요”

인천시민상 효행부문 이군익


‘아흔이 넘은 아버지를 지게에 태워 산에 오른 아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언뜻 듣기에 고려장을 주제로 한 전래 동화가 떠오르지만, 정반대의 이야기다.
지난달 14일 인천 시민의 날에 인천시민상 효행부문을 수상한 이군익(42세ㆍ숭의4동) 씨.
이 씨는 올 6월, 아버지 이선주(92세) 씨를 지게에 태워 2박3일 동안 금강산 천선대와 귀면암, 구룡폭포 등을 돌며 20km의 산행을 함께 해 유명 인사가 됐다.
어머님을 한 해 전에 먼저 떠나보내신 아버지가 적적하실까 싶어 이곳저곳 아버지를 모시고 나들이를 다니던 효자 이 씨는, 지난 봄 지나가는 말로 아버지가 꺼내신 얘기에 금강산 관광을 계획했고, 형제들과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연로하여 거동이 불편하신 아버지가 등산을 하는 것은 무리였다. 이 씨는 며칠 밤을 고민한 끝에 지게를 착안했고, 지게를 만들 기술자를 구해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수일을 헤맨 끝에 지인의 도움으로 간신히 등산용 지게에 특수용접을 한 금강산 유람을 위한 ‘아버지 전용 지게'를 만들어냈다.
혼자서도 오르기 힘들다는 금강산에 아버지와 지게를 메고 오르기는 쉽지 않았다. 지게의 무게만도 15㎏, 여기에 아버지 몸무게까지 합치면 60㎏가 넘었다. 초여름 날씨에, 험한 산길에, 온몸에 피멍이 들었지만 어린애처럼 좋아하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견딜 수 있었다. 한사코 업히기를 거부하시던 아버지도 어느덧 금강산의 절경에 취하셨는지 ‘저것이 그림이여 경치여' 하시며 감탄사를 연발하셨다.
“7남매의 막내인 저까지 대학 공부 시키시느라 평생 허리 한번 못 피신 아버지십니다. 금강산이 아니라 금강산 할아버지라도 모셔다 드려야지요."
그런 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한 언론사의 독자투고란에 오르면서 이 씨는 인터넷 스타가 됐다. 이에 힘입어 지난 10월에는 중국 산둥성 취푸에서 호텔을 경영하는 한 교포의 초대로 4박5일간 중국에 다녀오기도 했다. 물론 아버지를 지게로 모시고 말이다.
취푸는 효를 인륜의 근본으로 가르친 공자가 잠든 곳. 92세 아버지를 지게에 업고 금강산에 다녀온 한국 효자가 왔다는 소식에 현지 언론들이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효가 사라진 중국에 경종을 울리는 일"이라며 이 씨의 사연을 자세히 전했다 한다.
부모를 서로 모시지 않으려고, 혹은 부모의 재산을 서로 차지하려고 부모 가슴에 상처를 주는 불효자들이 수두룩한 사회. 이군익 씨의 효행이 우리 사회에 가득한 불효자에게 귀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점순 기자>
bogakhoa@namgu.incheon.kr
공공누리 제4유형 출처표시 및 상업적 이용금지,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가능

* 본 게시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이 가능합니다.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만족스러우신가요? 평가에 참여하시면 누리집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닫기
추천 기사
  1. 미추홀구 주민공동이용시설을 활용하세요!
  2. 특별한 복지행정, 미추홀구의 따뜻한 동행
  3. 제1회 미추홀구 AI영화제
  4. 미추홀구 '주안영상미디어센터'
  5. 예비사회적경제기업 '더 기쁨'
  • 구정종합
  • 의정소식
  • 복지/건강/생활
  • 문화/교육/인물
  • 칼럼/기고
  • PDF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