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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의 지적 미학적 영화
지나친 보여주기식 잔인함 스릴은커녕 유치해

시리즈물은 영화제작자나 감독 모두에게 흥행에 대한 다소 안정적인 출발을 갖게 해준다. 따라서 할리우드는 물론 모든 나라들이 상당히 많은 시리즈물을 만든다. 시리즈 영화가 상대적으로 드문 한국도 ‘조폭 마누라', ‘두사부일체', ‘마파도' 등의 명절용 시리즈와 학원 호러물인 ‘여고괴담' 등 흥행수입의 보장을 위한 특정 장르의 시리즈물을 계속 제작해 왔다.

내용의 전개 상 시리즈 영화는 크게 두 가지 스타일로 나뉜다. 각각의 시리즈의 이야기가 하나의 커다란 줄거리를 만들어내는 것과 주요 캐릭터와 기본적인 스토리라인만을 유지한 채 매 시리즈가 독립적인 에피소드로 이어지는 것이 그것이다.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매트릭스', ‘엑스 맨' 등이 전자의 예라면, ‘007 시리즈', ‘해리포터', ‘미션 임파서블' 등은 그 후자의 예라 하겠다. 물론 두 가지 모두 중첩되는 요소들이 많으며 그 경계선의 구분이 모호한 시리즈물의 예도 많이 있다.

앞서 얘기한 대로 흥행에 대한 다소 안정적인 측면 때문에 시리즈물의 제작은 할리우드의 단골 메뉴이다. ‘배트맨 비긴스'나,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제로', 심지어 영국의 대표적 시리즈물 ‘007 카지노 로얄'까지 최근의 할리우드 시리즈물의 스토리는 최초의 1편보다도 더 먼저의 이야기로 돌아간다.

이는 단순히 소재의 부재를 벗어나려는 의도를 넘어 사실상 픽션인 영화에 일종의 역사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역사성이란 단순한 시간적 나열이나 인과 관계의 증명을 넘어 해당 존재의 존립성의 고취라는 힘을 갖는다. 따라서 영화적 장치로, 특히 흥행 장치로 역사성을 부여하는 하는 것은 큰 위험 요소를 동반한다. 책임감이 뒤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한니발 라이징'은 영화사상 가장 잔인하고 치밀하며 천재적인, 거기에 뭔가 거부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의 식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의 성장과정을 다룬다. 그가 어찌하여 그런 ‘괴물'이 되었는가를 보여주며 그에게 일종의 당위성과 스스로 어쩔 수 없었다는 자기 합리성, 거기에 그 모든 이유를 떠나 그가 괴물로 ‘태어났음'을 암시하는 마지막 반전 클라이맥스까지 보여준다. 영화는 지적이며 미학적이다.

거기에 한니발을 연기한 ‘카스파르 울리엘'의 타고난 연기와 그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나누는 ‘레이디 무라사키'역의 ‘공리'가 풍기는 매력은 거부할 수 없는 영화적 재미를 더한다.

하지만 지나친 보여주기 식 잔인함은 공포감이나 스릴을 맛보게 하기는커녕 역겹다 못해 유치하다. 영화는 살인 현장 찍어 두기나 시체 기록하기가 아니다. 영화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말이다. ‘Cinematic(영화적인)'과 ‘Economic(경제적인)'은 ‘Dramatic(극적인)'만큼이나 좋은 영화제작에 있어 지켜야할 규칙인 것이다.
|김정욱ㆍ영화공간주안(CineSpaceJuan)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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