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어떤 이는 가족생계 생업수단으로
각종 폐기물 불법배출 온종일 방치
배출 수거 처리 3박자 맞아야 깨끗

< 글 싣는 순서 >

(1) 쓰레기에 대한 오해와 이해
(2) 청소행정의 현주소
(3) 함께 풀어야 할 과제

동화 ‘토끼와 거북이'에서 거북이는 느림보로 등장한다. 이 동화 때문에 거북이라고 하면 느림보의 대명사로 인식된다. 그러나 지렁이와 달팽이에 비하면 엄청나게 빠른 게 거북이다. 거북이가 어슬렁어슬렁 기어가다가 지렁이를 등에다 태운다. 거북이의 등에 올라탄 지렁이는 거북이의 엄청난 속도에 놀라 등에 납작 달라붙는다. 조금 가다가 거북이는 달팽이도 태운다. 먼저 탄 지렁이가 달팽이에게 무지하게 빠르니까 단단히 붙잡으라고 일러준다. 둘을 태운 거북이는 몇 걸음 가다가 마주 오는 다른 거북이와 머리를 부딪쳤다. 교통사고가 난 것이다.
경찰이 와서 사고 조사를 하면서 지렁이와 달팽이에게 사고 경위를 묻는다. 그러나 이들은 워낙 쏜살같이 달리다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잘 모르겠다고 한다. 거북이의 속도와 거북이끼리의 충돌이 이들에게는 ‘쏜살같이'이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여기서 ‘순식간'이란 극히 짧은 시간을 일컫는 말이다. ‘순식'은 아주 작은 수를 나타내는 단위인데 그냥 막연히 작은 수가 아니라 구체적인 수치 단위이다. 10의 17제곱 분의 1이다. 얼마나 작은 수인지 잘 짐작이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어떤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절대적인 가치나 평가는 쉽지가 않아 보인다. 각자가 처한 입장이나 능력이 천차만별이고 가치관 또한 서로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1. 사람이 있는 곳에 쓰레기가 있다.
생활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쓰레기.
이 쓰레기를 배출하고 수거하여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서로의 입장에 따라 생각들이 많이 다르다. 어떤 이는 더럽고 냄새나는 쓰레기를 아예 외면하고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또 어떤 이는 몇 푼의 돈을 아끼기 위해 룰을 어기고 불법투기를 하기도 한다. 특히 여름철 음식물쓰레기의 경우, 악취로 인한 고통은 고스란히 그 ‘어떤 이'의 이웃의 몫이 된다. 또 다른 이들은 이 쓰레기를 수거하고 처리하는 것을 생업으로 하여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도 한다. 대다수 보통사람들은 일상에서 크게 불편하지 않는 한 거의 관심이 없다. 또 “버리는 사람이 있어야 치우는 사람도 먹고 살지"하고 편하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처럼 더럽고 냄새나는, 또 관심을 갖기에도 부담스러운 쓰레기가 또 다른 우리의 이웃에게는 생업의 기반이 되고 있는 것이다.

2. 쓰레기로 인해 우리는 비로소 깨끗해 질 수 있다.
조금 역설적이긴 하지만 쓰레기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비로소 깨끗해 질 수 있다. 장을 깨끗이 비우기 위해 배설을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주머니를 깨끗이 하기 위해 빈 담배 갑과 휴지를 버리고, 집안을 깨끗이 하기 위해 집안의 쓰레기를 밖에 버리고, 식당, 사무실, 공장등 사람이 있는 모든 곳에서, 모두가 깨끗하기 위해 쓰레기를 버린다.
이 버려진 쓰레기는 아까 그 또 다른 이웃들에 의해 수거되어 매립지로 가거나 소각장으로 간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외면 속에 관심도 없이 버려지는 생활쓰레기의 배출·수거·처리에 대한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메카니즘이다. 이러한 메카니즘이 정상적으로 잘 작동될 때 비로소 우리는 쓰레기로 인해 깨끗해 질 수 있는 것이다.

3. 우리는 지금 ‘쓰레기와의 전쟁’중
우리는 지금 쓰레기와의 전쟁 중에 있다. 위에서 언급한 메카니즘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각종 폐기물들이 불법으로 버려지고, 배출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쓰레기가 하루 종일 대로변에 방치되고 있다. 식당에서 내 놓은 음식물쓰레기 수거용기는 때를 뒤집어 쓴 채 악취를 풍기며 인도를, 또 가로수 밑을 차지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이는 주민불편과 도시미관을 위해 치우고 또 치워준 동사무소와 구청의 수고에 대한 결과인 것이다. 어찌 보면 담당 공무원들의 안이한 대처가 빚어낸 산물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몰래 버린 쓰레기를 철저히 추적 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배출시간을 지키지 않은 주민에게도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또 쌓인 불법쓰레기는 주민들 스스로 치워야 한다. 도로변에 방치된 음식물쓰레기 수거용기는 가게 안으로 들이고 있다. 이것이 바로 법과 룰을 지키며 생활하고 있는 선량한 대다수 주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공무원으로서의 의무인 것이다. 왜냐하면 그 동안 불법으로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는데 선량한 시민들의 세금을 사용 해 왔기 때문이다. 더 이상 언발에 오줌 누는 식의 미봉책은 없으며, 앞으로 단 1원의 세금도 불법 투기한 쓰레기를 치우는데 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
|청소과장 권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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