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한글날’은 한글을 기리고 돌아보면서 우리 말글살림을 헤아리는 하루입니다. 흔히 세종 임금님이 한글을 지었다고 여깁니다만, ‘한글’이란 이름은 일제강점기에 주시경 님이 붙였습니다. 세종 임금님은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우리가 오늘날 쓰는 글은 처음에는 ‘소리(바른소리)’였습니다. 말소리를 비롯해 물소리에 바람소리에 새소리를 고루 담고, 웃음짓과 몸짓과 빛결을 두루 담습니다. 그런데 ‘말’이란, ‘마음’을 귀로 알아듣도록 담아낸 소리입니다. ‘글’이란, ‘말’을 눈으로 알아보도록 옮긴 그림입니다.
일본이 이 나라를 집어삼키던 무렵, 주시경 님은 〈독립신문〉을 여미는 일을 맡았어요. 펴낸이는 서재필이요, 엮은이는 주시경입니다. 인천 제물포에 있던 ‘이운학교’를 다닌(1895∼1896) 주시경 님은 스스로 말글빛을 깨우치면서 ‘우리말틀(국어문법)’을 처음으로 세웁니다. 우리말과 우리글을 가르치는 첫 길잡이(교사)로 바쁘게 살았습니다. 이런 땀방울이 시나브로 모여, ‘국문·언문’처럼 가리키던 우리글을 ‘한글’로 일컫자고 밝혔고, 스스로 ‘한힌샘’이란 이름을 지었어요. “한글을 널리 알리는 맑은(하얀) 샘”이란 뜻입니다.
‘한글’에 붙인 ‘한-’은 ‘하늘(한울)’을 가리키고, ‘크다’와 ‘하나’를 가리키며, ‘해’와 ‘하얗다’를 가리킵니다.
10월 9일 한글날이란, 누구나 마음을 밝히고 생각을 가꾸는 밑씨앗을 말 한 마디와 글 한 줄로 담아서 널리 배우고 나누자는 뜻을 펴자는 꿈을 담은 하루예요.
‘인천’이라는 이름을 ‘어진내’로 풀곤 합니다. ‘어질다’란 ‘어른다운’ 매무새와 마음결을 가리켜요. ‘내(냇물)’란 늘 맑고 밝게 뭇목숨을 살리고 살찌우며 사랑하는 가없는 빛살을 가리킵니다. ‘어진내’란, “스스로 깨닫고 먼저 앞장서는 이슬받이처럼 참하고 아름답게 눈빛을 틔워 이 삶터에 사랑을 펴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룬 고을”을 밑뜻으로 품습니다.
새길(신학문)을 배우려고 인천으로 걸음을 뗀 주시경 님이 지어서 편 ‘한글’이라는 이름처럼, ‘어진내’ 고을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참하면서 착하고 아름답게 말길을 열고 글길을 틔울 만합니다. 하늘빛으로 함께 하나되면서 해맑게 노래하는 마음으로 한글·한말을 돌아볼 수 있다면, 한마음·한뜻·한넋·한사랑으로 피어나는 한마을을 일굴 만합니다.
글 _ 숲노래(최종규)
인천 도화동에서 태어나 자랐다. 국어사전을 쓴다.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과
《곁말》과 《쉬운 말이 평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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