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건강/생활

일상서 특별한 공간 이동의 설레임
나는 간혹 서점에서 길을 잃고 싶다


조정현(인천대)


때때로 인터넷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길(?)을 잃을 때가 있다. 무슨 자료를 찾으러 온 것일 텐데 클릭을 하다보면 엉뚱한 곳에서 시간을 보낼 때가 많다. ‘아차, 뭘 할려고 했던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이미 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린 후다.
아직 학생의 신분인 나에게 인터넷은 리포트를 쓰거나 논문을 쓸 때 자료를 찾거나 정보를 검색할 때 꽤 용이하게 쓰인다.
예전에는 국회도서관에 가서 일일이 손으로 찾아서 봐야했던 자료들을 이젠 컴퓨터 앞에서 찾아볼 수 있으니 인터넷 세상은 귀차니스트인 나에겐 편리한 세상이다.
그러나 모니터 앞의 활자를 한참 보고 나면 나는 한 장, 두 장 책장을 넘기며 볼 수 있는 종이책이 때로 그립다. 매년 책을 읽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서점의 매출액이 줄어든다는 기사를 보면서도 솔직히 큰 걱정이 들질 않는다. 그냥 ‘그러고 보니 내가 책을 요즘 얼마나 봤지? 아, 서점에 한번 가야 할텐데…' 쯤의 생각을 하면서 서점에 안가는 나의 게으름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볼 뿐이다.
솔직히 나는 책 그 자체보다는 서점이라는 공간이 주는 그 느낌이 좋다. 제목도 들어본 적 없는 수천권의 책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하나의 숲을 이루고 있는 그 공간에 들어가면 가슴이 뛰곤 한다. 무슨 책을 사겠다는 목적도 없이 그냥 서점에 가서 그냥 이 구석 저 구석을 돌아다니면서 나는 서점에서 가끔 길을 잃곤 한다.
그렇게 이 책 저 책을 만지고 돌아다니다 보면 한 시간을 훌쩍 넘기곤 하지만 그 시간은 나에게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한 공간으로의 이동처럼 늘 설렌다. 누군가는 나의 이 행동과 생각을 쓸데없는 자기 망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나는 책을 사는 것보다 단지 서점 속에 들어가 있는 그 시간을 좋아하고, 어쩌면 책을 읽는다는 그 자체보다는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그 행위, 책을 읽는 동안 느끼는 그 분위기를 더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한 시간 넘게 있으면서 책 한권 안사고 나올 때가 더 많으니 말이다.
그래도 나는 때때로 서점에서 길을 잃고 싶다. 그 공간이 주는 풍요로운 분위기 속에 빠지고 싶다.
지금도 컴퓨터 앞에서 자판을 두드리고 있지만 오늘은 서점에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서점에서 길이나 잃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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