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건강/생활

집안에만 갇혀지내는 요즘 아이들
영원히 잊지못할 추억 만들어주자

김호심(용현5동)


내 나이 이제 서른이다. 두 아이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 한 집안의 맏며느리로 바쁘게 살고 있다. 요즘은 우리 아이들이 방학을 맞아 집에서 심심해하면서 구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잠시 이십여 년 전 나의 철부지 시절로 돌아가 본다.
지금은 아들 하나 딸 하나로 형제가 끝나지만 예전에는 형제가 아주 많았다. 아무리 적어도 셋 정도는 됐으니까.
우리집은 1남 5녀로 식구가 많았다. 내가 제일 맏이라 동생들을 보살필 수 밖에 없었다. 의식주는 많이 부족하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하루가 너무 빨랐다.
아무런 통제도 없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막내 손을 꼭 붙잡고 뛰어다녔다. 그 때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진다.
온 동네 친구들과 우리 형제가 모두 모이고 나면 열아홉에서 스무 명 정도였다. 새하얗게 쌓인 눈을 보면 가슴이 흥분으로 꽉 차오르곤 했다.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에 그 때 했던 놀이들이 떠오른다. 산과 들이 모두 놀이터였다. 낮에 할 수 있는 놀이, 밤에 할 수 있는 놀이, 셀 수조차 없었다. 배가 고픈지, 추운지도 모르고 옷이 다 젖을 정도로 눈싸움을 하고 눈썰매도 타고 아주 큰 눈사람도 만들었다. 눈사람이 녹을까봐 매일 찾아가서 지켜보고 눈도 더 붙여주고 뛰어놀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춥거나 조금만 한기가 느껴져도 너무 싫어하는 것 같다. 겨울의 묘미를 잘 못 느끼는 것 같다. 한편으로 보면 안쓰럽기도 하다.
엄마들의 극성으로 집안에만 갇혀 움직이지 못하는 게 요즘 아이들의 현실이다. 나부터도 이래 다칠까 저래 다칠까 안절부절 하는데 조금이라도 아프면 큰일이라도 날까봐 비상약에 모든 준비를 갖춘다.
우리 아이들 때문에 옛 추억도 떠올려보고 요즘 세상 엄마들의 행동에 반성도 해본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면 추억이 있을까? 나처럼 좋은 추억, 생각만 해도 따뜻해지고 온기가 도는 그런 추억 말이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시골에 한번 내려가야겠다.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와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의 한 장면을 만들어 줘야겠다. 크지는 않지만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추억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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