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서울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린 ‘제21회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에서 ‘절약형 신호등'을 출품하여 최고 영예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관교중 1학년 김선욱 학생을 만나 보았다.
‘절약형 신호등'은 신호등 안쪽에 깔대기 모양의 반사경을 설치하고 그 위에 LED를 계단식으로 배열하여 안쪽의 빛이 밖으로 나올 때 빛이 모아져 멀리서도 더욱 잘 보이게 하는 기법이다.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는 학생들의 발명과 지식재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함으로써 발명의 생활화와 우수한 학생발명품을 시상하고 전시함으로써 창의력 계발동기를 부여함을 목적으로 치러진다. 올 해는 전국에서 5,572작품이 출품되어 예비심사와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321작품이 본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번에 수상한 김선욱 학생의 절약형 신호등은 한국발명진흥회의 발명교육센터에서 영구적으로 상설 전시된다.
◇절약형 신호등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며 이 신호등의 가장 큰 장점은
태양전지가 부착된 차광판을 신호등 위에 설치해 낮에는 태양광에 의한 빛의 산란을 막아주고 밤에는 차광판이 열려 먼 곳에서도 신호등의 색을 분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태양전지로 전력을 충전할 수 있도록 한 반영구적 신호등이며, 신호등 하단부에는 신호의 남은 시간을 표시하여 운전자나 보행자가 안전한 이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얼마동안 연구하고 만들었는지, 또 연구하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는지
1년 365일 24시간 작동하는 신호등의 에너지 소모가 많다고 생각하여 발명품을 고안하였으며, 기존 180개나 되는 LED를 85개로 줄여 전력소모량을 줄였다. 그 동안 길을 건널 때면 측면에서 신호등이 보이지 않아 불편하기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얼마 전 할아버지께서 건널목에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처음에는 1학년이어서 학교생활도 어색하고 발명도 잘 몰랐다. 과학선생님을 만나면서 이런 대회를 알게 되었고 약 3개월가량 준비하였다.
◇평소 사물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게 되는가
과학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발명에는 관심이 없었다. 선생님을 만나면서 많은 변화가 왔다. 사물을 보면서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한다. 무엇 때문이지? 왜 저러지?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시각을 바꾸고 싶다. 내 의식 속에서 사물을 변화시키면서 혼자서 상상 속을 즐기면 재미있다.
◇현재 고민하고 있거나 연구하고 있는 발명품이 있다면
비밀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두 개정도 생각하고 있고, 아마도 많은 시간 연구하고 고민해야 할 과제들이다. 또 불가능할 것 같은 것도 몇 개 생각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지 모르겠다.
◇미래 과학도나 발명가가 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다른 꿈이 있는지
의사가 되고 싶다.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면서 발명은 틈틈이 생활에 편리함을 주는 것들을 발견해 내고 싶다. 아픈 사람에게 무료로 봉사하면서 어떻게 하면 삶을 더 편리하고 합리적으로 바꿀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싶다. 과학자가 되거나 발명가가 되는 길은 힘들다는 말을 많이 한다.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가지만 발명반 활동을 하면서 선배들이 고민하는 것을 많이 본다.
◇발명을 하면서 느끼는 현실이나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이 상을 받고 부상으로 일본을 방문했을 때 느꼈던 것인데 이래서 선진국이구나라고 느꼈던 점이 많다. 일본은 로봇 산업이 우리보다 앞서면서 그 기술도 세계 최고일 것이다. 재난에 대비해 ‘생명응용 로봇공학'이라는 것이 있는데 각종 위험에 대비한 인명보호를 목적으로 한다. 일본은 생활의 불편함이나 인간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대충 넘어가지 않고 자세한 부분까지 신경써서 발전하는 거 같다. 일본의 과학과 로봇에 관련된 몇 군데를 둘러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가장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과학 선생님이시다.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이런 대회도 몰랐을 거고 이런 영광도 없었을 것이다.
◇이번 출전에 대비해
이번 출전에 대비해 총괄적으로 학생을 지도하고 이끈 관교중 과학담당 장경현 교사는 평소 선욱이는 공부도 잘하고 진지한 모범생이라고 말했다. 발명에 관심이 많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한 마디를 부탁하자 “처음부터 대단한 것을 발명한다는 생각은 버려라. 우리 주변의 사소한 것들, 가령 광고의 디자인이나 이미지를 보면서 체크하는 습관이나 불편함을 느끼는 주변 것들에서부터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장교사는 우리나라는 지적 재산권이 외국과 달라서 많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외국의 경우처럼 원천기술을 더 개발하고 보호해주는 과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라며 한발 물러서는 학생과 모든 영광을 제자에게 돌리는 아름다운 사제간의 모습이 어렵지만 희망이 보이는 미래의 ‘발명왕'을 기대해도 좋을 듯 싶다.
<최향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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