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물오른 더위로 낮 기온이 연일 30도를 웃돈다. 한낮에는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무더위로 선풍기와 에어콘에 의존해 하루하루를 지낸다.
여름철 숨이 막힐 정도의 무더위 견디고 계실 독거어르신 댁을 찾아 봤다. 새로 바뀐 도로명 재넘이길에 사시는 78세 정 할머니 댁을 찾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무더위도 무더위지만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길 때문에 평지를 걷는 것보다 몇 배의 땀이 흘렀다. 자손이 없이 홀로 사시는 정할머니께는 결혼을 하지 않으셨다. 김포에서 이사와 이곳 빌라에서 사시게 된 게 벌써 9년이 된다 하신다.
거주하고 있는 곳은 좁고 낡은 집으로 기초생활수급자 급여를 타서 근근이 생활을 하고 계셨다. 집에 들어서니 곰팡이가 핀 벽지와 장판 때문인지 좋지 못한 냄새가 났다. 이곳에 사시며 한 번도 도배나 장판을 새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곳곳에 물이 샌 흔적이며 얼룩 등이 보였다. 불편하신 거동으로 처음 뵙지만 손을 꼭 잡고 다정히 맞아주셨다. 작은 선풍기가 하나 있지만 거의 틀지 않으신단다. 한 뭉치의 약봉투가 눈에 들어왔다. 당이 있으셔서 눈이 잘 보이지 않으신다. 약을 많이 복용하다 보니 음식을 먹어도 소화하는 것도 힘들고 팔다리가 이젠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다 하신다. 그래도 여름은 지낼만 하다고 웃으신다. 겨울에는 거의 난방을 하지 않으신다. 도시 가스비가 가장 무섭다고 하신다. 웬만한 날씨에는 난방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신다.
한번 밥을 지어 이삼일씩 두고 드시는데 겨울에는 딱딱한 밥을 데워 먹었으면 좋겠다 하신다. 전자레인지가 없으니 겨울이 되도 찬밥을 그냥 드셨던 모양이다. 다리가 안 아팠던 몇년 전 까지만 해도 물 쓰는 게 아까워서 약수터에 통을 가지고 가서 받아다 드셨다고 한다.
최근 다리도 많이 불편하여 집밖을 자주 나가지 못해 누가 찾아오지 않으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으시다. 라디오를 틀어놓고 사람들의 말소리를 듣고 계신다. 올해는 그나마 몇 달 전부터 인하대 집수리 봉사단 트인(T-in) 학생들이 먹거리를 사가지고 와서 말벗도 하고 아쉬운 속사정 얘기도 하실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8월이면 드디어 9년째 묵은 벽지와 장판이 교체될 예정이라고 좋아하신다. 재난취약세대 지속돌봄 서비스 대상자가 되어 학생들이 와서 오래된 집을 손볼 예정이다. 새집이 될 것 같다고 기대에 찬 눈빛이시다.
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매주 두 번씩 점심 도시락을 가져다주고 한달에 한번씩 김치를 담가 준다. 젊은 시절에 돈 좀 모았으면 하는 후회가 들지만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겠냐며 겸연쩍게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돌아 나오는 문 앞에 작은 보자기로 싼 도시락을 발견했다. 따뜻한 밥 한그릇이 우리 할머님께 얼마나 큰 희망인지. 문밖을 나가 사람을 만나지 못해도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도시락이 집안을 사랑으로 채운 듯 했다. 여름에는 덥지 않고 겨울에도 춥지 않으리라. 함께 나누려는 마음이 곳곳에 있다면 할머님도 한여름 피서를 방안에서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주위에는 내가 모르는 아픔과 슬픔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나누면 절반이 되는 고통들. 생활고와 외로움에 지친 이웃들이 바람이 불 때 마다 넘어질 듯 넘어질 듯 위태롭게 서있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실천은 어렵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시작하면 우리 사회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은 아름다운 동행길이다.
여름철 숨이 막힐 정도의 무더위 견디고 계실 독거어르신 댁을 찾아 봤다. 새로 바뀐 도로명 재넘이길에 사시는 78세 정 할머니 댁을 찾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무더위도 무더위지만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길 때문에 평지를 걷는 것보다 몇 배의 땀이 흘렀다. 자손이 없이 홀로 사시는 정할머니께는 결혼을 하지 않으셨다. 김포에서 이사와 이곳 빌라에서 사시게 된 게 벌써 9년이 된다 하신다.
거주하고 있는 곳은 좁고 낡은 집으로 기초생활수급자 급여를 타서 근근이 생활을 하고 계셨다. 집에 들어서니 곰팡이가 핀 벽지와 장판 때문인지 좋지 못한 냄새가 났다. 이곳에 사시며 한 번도 도배나 장판을 새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곳곳에 물이 샌 흔적이며 얼룩 등이 보였다. 불편하신 거동으로 처음 뵙지만 손을 꼭 잡고 다정히 맞아주셨다. 작은 선풍기가 하나 있지만 거의 틀지 않으신단다. 한 뭉치의 약봉투가 눈에 들어왔다. 당이 있으셔서 눈이 잘 보이지 않으신다. 약을 많이 복용하다 보니 음식을 먹어도 소화하는 것도 힘들고 팔다리가 이젠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다 하신다. 그래도 여름은 지낼만 하다고 웃으신다. 겨울에는 거의 난방을 하지 않으신다. 도시 가스비가 가장 무섭다고 하신다. 웬만한 날씨에는 난방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신다.
한번 밥을 지어 이삼일씩 두고 드시는데 겨울에는 딱딱한 밥을 데워 먹었으면 좋겠다 하신다. 전자레인지가 없으니 겨울이 되도 찬밥을 그냥 드셨던 모양이다. 다리가 안 아팠던 몇년 전 까지만 해도 물 쓰는 게 아까워서 약수터에 통을 가지고 가서 받아다 드셨다고 한다.
최근 다리도 많이 불편하여 집밖을 자주 나가지 못해 누가 찾아오지 않으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으시다. 라디오를 틀어놓고 사람들의 말소리를 듣고 계신다. 올해는 그나마 몇 달 전부터 인하대 집수리 봉사단 트인(T-in) 학생들이 먹거리를 사가지고 와서 말벗도 하고 아쉬운 속사정 얘기도 하실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8월이면 드디어 9년째 묵은 벽지와 장판이 교체될 예정이라고 좋아하신다. 재난취약세대 지속돌봄 서비스 대상자가 되어 학생들이 와서 오래된 집을 손볼 예정이다. 새집이 될 것 같다고 기대에 찬 눈빛이시다.
전에 다니던 교회에서 매주 두 번씩 점심 도시락을 가져다주고 한달에 한번씩 김치를 담가 준다. 젊은 시절에 돈 좀 모았으면 하는 후회가 들지만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겠냐며 겸연쩍게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돌아 나오는 문 앞에 작은 보자기로 싼 도시락을 발견했다. 따뜻한 밥 한그릇이 우리 할머님께 얼마나 큰 희망인지. 문밖을 나가 사람을 만나지 못해도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도시락이 집안을 사랑으로 채운 듯 했다. 여름에는 덥지 않고 겨울에도 춥지 않으리라. 함께 나누려는 마음이 곳곳에 있다면 할머님도 한여름 피서를 방안에서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주위에는 내가 모르는 아픔과 슬픔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나누면 절반이 되는 고통들. 생활고와 외로움에 지친 이웃들이 바람이 불 때 마다 넘어질 듯 넘어질 듯 위태롭게 서있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실천은 어렵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시작하면 우리 사회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은 아름다운 동행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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