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건강/생활

“알았습니다. 조교님!”
아들의 현장체험학습 과제를 위해 강화도엘 간다기에 함께 가고 싶다고 했더니 기꺼이 동행에 끼어 준다며 친구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아들 준이와 함께 우리 집으로 달려 왔습니다.
대충 챙겨 들고 부리나케 나가 차에 오르자마자 친구와 준이가 나눈 대화랍니다.
“조교? 무슨 얘긴지 난 통...”
“글쎄, 우리 아들이 어떻게 하나 잘 지켜 봐.”
오랜만에 만난 우린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을 바라보며 그간의 밀린 정담을 나누기에 바쁜데, 뒷좌석 가운데서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있는 준이는 계속 뭔가를 중얼거리며 주행속도를 체크하고 있었습니다.
“준이 지금 뭐라하는 거니?”
“아빠가 어떻게 돌아 가셨는지 알게 되면서 부터 내가 운전석에 앉으면 안전벨트 매는 거, 주유는 언제 해야 할건지 그리고 창문 다 잠그고 출발시킨 다음, 이렇게 달리는 동안 꼬박 감시 한단다.”
“그랬구나.”
갑자기 콧등이 시큰하니 먹먹해졌습니다. 준이 6살 적 친구 남편은 뺑소니 차에 치여 하늘 나라에 갔으니까요. 그 때 친척들 다 있는데 왜 자기 아빠만 없느냐고 무서워 하며 울고불고 하는 친구 품에서 불안해 하던 모습이 생생히 떠오른 때문이지요.
어느덧 자라 아빠 없는 자리를 지키며 친구를 든든하게 해 주는 걸 보며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준이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지금 내게 준이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단다.
그래서 원망하고 미워하다가도 그리워 하고 고마워 하고… 그러고 산다”
눈가에 이슬을 머금고 담담히 말하는 친구가 참으로 애처로워 보였습니다. 매사 꼼꼼하고 열정적이어서 결혼은 직장생활에 방해된다고 결혼을 미루다가 느즈막이 결혼한 친구의 비보를 들었을 땐 정말 말문이 막혀 어쩔 줄 몰랐었는데 이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며 살아가는 친구를 대하니 끝까지 용기 잃지 않고 씩씩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친구야! 힘 내. 더 좋은 친구 되어 줄께. 내 맘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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