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건강/생활

어릴 적 별명은 본인이 원하지 않게 타인들에 의해 불리는 경우가 많다. 장난 끼로 별명을 부르는 사람이야 즐겁지만 당사자는 어린 마음에 창피 하기도 하고 죽을 지경이다. 주로 그 사람의 생김새나 행동과 성질 등의 특징에 의해 남들이 지어 부르는데 짓궂은 별명을 붙여 놓고 요리 조리 살펴보면 그럴싸하게 비슷하기도 하다. 나도 별명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은 적도 많았다. 학년이 올라가고 반이 바뀌면 그놈의 별명도 없어져야 할 터인데 죽지도 않고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즈음인가 시골 장터에 갔는데 지금 생각해도 친구들이 철부지 놈들이지 하필이면 우리 엄마랑 같이 있는데 별명을 부르고 도망가는 것이 아닌가, 정말 창피한 생각이 들었다. 어느 땐 어린 마음에 부모님을 원망 하기도 했다.
하필이면 남들은 다 날씬하고 볼테기 살도 없는데 나만 뚱뚱해서 노리개 감이 되어야 하나 해서다. 나에게 맨 처음 시작된 별명은 “돼지” 였다.
지금이야 돼지는 복 돼지이니,벼슬이니,횡재니 하지만 그 당시의 돼지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못생기고, 지저분하고, 아무거나 막 집어먹고,뚱뚱하고,잘 울고 하여튼 어릴 적에 모습이 상상이 간다. 그래도 그 때는 어려서인지 감성적으로 잘 느끼지 못했다. 남들이 돼지라고 부르면 속으로 내가 돼지같이 생겼나 보다 하고 지나갔다. 두 번째로 생긴 별명이 “똥 방귀”였다. 좀 유식하게 방귀쟁이 정도로 불러주면 어떤가. 아마 내가 남들보다 방귀를 많이 뀌었나 보다. 그 당시우리 주변에 사는 아이들은 대부분 쌀이 부족해 보리밥을 많이 먹고 자라 모두가 방귀쟁이 대상이 되었는데 재수없이 내가 대상이 된 것이다.
쌀밥보다 소화가 잘되니까 방귀를 많이 뀌는 건 당연하고 또 인간이 하루에 20번 이상 방귀를 뀐다고 하는데 재수가 없을라니까 어느 때인가 내가 뽕하고 방귀를 끼다가 소리 난 것이 아이들에게 들켜 그것이 시발점이 되어 그 때부터 어린 마음에 듣기 싫은 별명을 몇 년이나 듣게 되었다. 내 어린 시절 많이 불렸던 3개의 별명 중 가장 듣기 싫은 별명이었다.
세 번째 별명은 중학교에 들어가서 또 시작됐다. 5개의 초등학교에서 시험을 치러 입학한 학생들이라 서로 얼굴도 모르니 잠잠해 지는 것 같아 참 다행이라 생각 했더니만 초등학교 때 친구 놈이 옛날에 부르던 별명이 실증이 났는지 어느 날 느닷없이 여러 사람 앞에서 “모택동”하고 부르기에 챙피해 혼났다.
그 날부터 이후 또 몇 년간 모택동이란 닉 네임으로 중학교 2학년까지 보내야 했는데 친구들이 귀찮으면 앞에 모 자도 빼고 "택 동이", "택 동이" 하고 부르는데 한 두 사람이 불러야 싸우기라도 하는데 세월이 약이라고 고등학교 입시 준비하던 3학년이 돼서야 없어졌다.
몇 년 전엔 천안문 광장에서 그 때 생각이 나서 모택동 초상화 앞에 내 얼굴을 가까이 대 보면서 일행에게 얼굴이 좀 비슷하냐고 물었더니 비슷하다고 하는 걸로 보아 그놈들이 틀린 말은 아니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그 당시의 생활이 풍족하고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모자라면서도 개성있는 생활이 아니었나 생각하고 괜히 별명 때문에 창피해 부모님 원망했던 것은 철부지 때 인지라 부모님도 이해하실 것이다. 돼지 같은 행운, 방귀 푹푹 뀌는 건강, 모택동과 같이 열심히 하는 생활을 하였기에 2003년 가을에 83kg의 체중을 가지고도 춘천 마라톤대회에서 42km를 4시간대에 완주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모든 분들께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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