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대한민국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아들이 야구 명문인 인천 동산고등학교 야구부 선수이다보니 아버지로서 야구에 관해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지사다.
인천은 삼미 슈퍼스타즈를 시작으로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 현대 유니콘스, SK 와이번스, SSG 랜더스로 이어지는 굴곡진 프로야구단의 변천사를 가지고 있다. 고교야구에서는 동산고, 인천고가 수많은 우승을 거머쥐었고, 프로에서 현대 유니콘스와 SK 와이번스가 우승하는 등 인천의 야구 역사를 이끌어왔다. 최근 인기구단 순위에서 SSG 랜더스가 상위에 랭크됐으니 이제는 인천을 구도(球都)라 할 만큼 충분한 필요조건을 갖춘 셈이다. 한국 야구가 처음 시작된 인천은 명실공히 구도로서 부산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이런 역사와 궤를 같이해 인천에 야구박물관이 있다. 특이한 점은 장소가 야구 전용구장인 문학경기장이 아닌 신기시장 내에 있다는 점이다. 시장 입구 좁은 골목 벽면에 설치된 ‘인천야구박물관’은 2013년 SK 와이번스, SK텔레콤과의 업무 협약과 신기시장 상인들의 협조로 조성됐다.
1905년 이후 117년간 이어진 인천 야구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 필요한 상황에서 신기시장 상인회가 야구박물관을 오픈했다는 점은 감사한 일이다.
인천은 야구 역사가 오래된 만큼 많은 자료가 있고 또 대형 스타들도 많다. 메이저리거 류현진, 김광현, 최지만을 비롯, 한국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추신수, 최정 등이 그들이다. 또한 현재 유소년 야구부터 대학 야구까지 기량이 뛰어난 제2의 추신수, 류현진들이 즐비하다.
이런 인재들이 포진하고 있는 인천이기에 야구 역사 자료를 수집하고, 증언을 모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한편, 스타들의 기념품을 기증받아 관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구도를 자처하고 있는 부산에게 지위를 빼앗길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이런 매력적이고 방대한 콘텐츠를 전시하고 관리할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기아 타이거즈는 자체 구장에 야구박물관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제주도 청소년수련관에도 이광환 전 감독의 기증품과 야구팬들 사이에서 성지로 알려진 국내 최초의 야구박물관(한국야구명예전당)이 운영 중이다. 이들과 비교했을 때 유서 깊은 야구의 도시 인천에 더 효율적이고 많은 사람이 다가갈 수 있는 제대로 된 박물관이 조성돼야 한다.
그 대안으로 문학경기장에 인천야구박물관을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경기 관람 후 박물관으로 관객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 연고구단인 SSG 랜더스를 중심으로 그간 인천을 거쳐 간 5개 구단의 기록물과 사료들을 정리하고, 야구팬들이 보유하고 있는 물품들을 기증받는 한편, 인천 출신 스타들의 물품을 정리하는 일이 필요하다. 한발 나아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고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인천디지털야구박물관을 조성하는 것도 뒤따라야 한다. 인천이 한국 야구의 시작인만큼 전국 각지에서 야구팬들이 성지 순례하듯 찾아올 수 있는 인천의 명소로 거듭나기를 바라본다.
- 이전글 주민 손으로 원도심 살아 숨 쉬게 만든다
- 다음글 평산농원(平山農園)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