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아닌 타인과 골수가 일치할 확률은 흔치 않다. 우리는 이걸 ‘2만분의 1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병상에서 희망을 기다리는 이에게 조혈모세포 기증으로 생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한 오늘의 주인공, 김세흥 씨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주안2동에서 환경공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82년생 김세흥이라고 합니다.
▶최근 생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셨다고 하던데,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중학교 때 같은 반에 백혈병으로 투병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어요. 어린 나이에 충격을 받기도 했고,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기증 결심을 하게 된 건 헌혈하러 다니면서 조혈모세포 기증 홍보를 보고 나서였어요. 조혈모세포 기증이 뭔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으신데, 쉽게 말해 골수기증입니다. 골수기증이라고 하면 골반에서 고통스럽게 추출한다고 알고 계실 텐데요. 약 10년 전에 도입된, 조혈모세포와 백혈구를 만들어내는 촉진제를 맞고 병원에 입원해서 원심 분리기로 헌혈하듯이 양팔 혈관에서 추출하는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어요.
▶조혈모세포 채취가 헌혈보다는 절차가 복잡한 것 같은데, 그 과정이 힘드시지는 않았는지요?
DNA 객체가 8가지가 있다고 해요. 조혈모세포 기증 서약을 할 때 4가지를 먼저 검사해서 등록하고, 이 4가지가 맞아야 나중에 추가 검사 후 수혜자와 매칭해요. 저 같은 경우 수혜자와 8가지가 다 맞아서 이식 후 수혜자가 부작용이 덜 할 거라고 얘기를 들었어요. 수혜자분이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됐고, 그래서 힘들지 않았어요.
▶기증한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지인들 대부분은 “그걸 왜 해? 너한테 도움이 되는 일이야?”라는 반응이었어요. 기증 서약할 때 배우자하고 같이 서약하는데, 아내는 평소에 꾸준히 헌혈하는 사람이라 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아줘서 흔쾌히 찬성해 줬어요. 막상 기증을 하고 나니 기증에 관해 부정적으로 보던 지인들이 대단한 일 했다고 밥도 사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주셨어요.
▶기증 후 몸 상태는 어떠셨나요? 부작용은 없으셨는지요?
현재 몸 상태는 기증하기 전이랑 크게 차이가 없어요. 촉진제를 맞아 백혈구 수치를 올려놔서 일주일간은 멍이 잘 든다고 했는데, 저는 괜찮았어요. 보통 주사만 끊으면 일주일 뒤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고 해요.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흔히 조혈모세포 기증의 일치 확률이 2만분의 1이라지만, 그것도 서약한 사람 중에서의 확률이니, 수혜자와 맞는 공여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해요. 내가 하는 서약이 누군가에게는 내일을 꿈꾸는 큰 희망이 될 수 있어요. 조혈모세포 기증 서약은 마흔 전에만 할 수 있고, 55세가 넘으면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는 기증이 어렵다고 해요. 서약했더라도 나중에 마음이 바뀌거나 기증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취소할 수 있으니, 조금이라도 기증에 대한 마음이 있다면 서약부터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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